#1.

불행인지 다행인지 쓰라리면서 행복하다. 일주일이 넘어간 현재. 더이상 울면서 잠에 들진 않지만, 단순히 행복하지만은 않아서 감사하다. 참 이상하다. 흔히들, 쓰라린 감정은 접어야 한다고 하지만 나는 이 쓰라림이 잔잔했으면 좋겠다. 온 몸에 전율이 흐를때 쓰라림이 파동을 일으켜 올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언젠가 나를 휩쓸게 될 수도 있겠지만, 그 때의 나는 더 단단하고 굳건해졌을테니 얼마든지 이 녀석과 싸울 준비가 되어있으니까.

I got fueled on the inside and it is still going on. There is no perfect moment I need. Now is the time to say I'm going to make the next step. I'm ready to make my mark. I'm ready to do something nobody's ever done before. I'm ready to make a difference.

I know sometimes I'm a baffling individual, but I do also know all I can do is love them, so now I'm out here running in fresh snow, where there are no tracks.

 

#2.

한때는 몇백개였던 연락처가 번호를 바꾼 뒤로 고작해봐야 114개. 그중의 70퍼센트는 외국인이다. 한때는 몇백명이었던 카톡친구가 번호를 바꾼 뒤로 고작해봐야 39명. 여기에 3배가량이 차단목록 수치다. 적신호를 발견하면 바람직한 일을 하는 할리퀸처럼 누군가를 죽일 수는 없으니 나는 차단을 한다. 두번째 약점인 차단을 하는 행위가 상대와 내게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 경험한 적이 꽤 있음에도 불구, 한때는 추억이었던 사람이더라도 무언가 아니다 싶으면 진짜 아닌 거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또 완벽할 수 없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사소한 인연까지 연연하고 싶지 않다. 내게 좋은 자극을 주었던 촉매제들마저 어딘가 모르게 더러운 냄새가 나면 나는 차단을 한다. 더웃긴건 차단을 하다가도 해제가 되고 또 차단이 되는 예외의 인물이 있다.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춤추는 내 모습을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헤아릴수없을만큼 사랑했다는 증거다.

적고나보니 너무 부끄럽기도 하고 치명적인 약점을 이제서야 깨달았나 반성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은데- 이러다가 정말 인생을 혼자 살아가면 어떡하지 싶으면서도 내 선택을 존중한다. 덕분에 서로가 좋아하고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주고 또 때로는 서로를 걱정하며 그냥 아무이유없이 안아줄 수 있는 인연들이 내 곁에 남아 있으니까.

내 두번째 약점은 차단이지만, 또 언젠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수상쩍은 신호를 발견하면 차단을 할 것 같다. 하나님은 이런 날보면 어떤 생각을 하실까?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인간이란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 내 뇌를 탓하고 싶지만, 적어도 내 사람들에게는 진심을 다해 끝까지 사랑하는 영혼이 되고 싶다.

 

#3.

You didn't know that? Never in all my life have I been head over heels in love with someone.
몰랐나요? 제 평생 그토록 누군가와 사랑에 빠진 적은 없었어요.

I didn't notice that loving you in all my life has been my strongest weak point.
제 평생 당신을 사랑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약점이 될 줄은 몰랐죠.

Well, it might sound weird, but I love my weaknesses than my strengths.
이상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전 제 강점보다 약점을 사랑해요.

Some people might say you should focus on your strengths rather than supporting your vulnerabilities.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죠. '당신은 약점을 보완하기보다 강점에 집중해야 해요.'

But I'd say, loving my flaws doesn't mean that I don't focus on my strong points.
하지만 전 말하죠, 제 약점을 사랑하는 것이 강점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건 아니에요.

To be honest with you, they are like the Ugly Duckling, my little baby with dazzling potential to be a beguiling swan that cannot be compared with others.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그들은 미운오리새끼나 마찬가지에요. 비교불가능한 묘한 매력을 가진 백조가 될 눈부신 가능성을 가진 내 새끼들이죠.

Who knows, they will go beyond the strengths.
강점을 넘어설지 누가 알겠어요.

Well, I don't know either, but at least I believe what I am doing right now is really worth a try.
음, 저도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 제가 하고있는 일이 매우 가치있다는 것을 믿어요.

 

#4.

뉴욕으로 떠나기 전, 잠깐 다녀오는 여행임에도 불구 나를 마중해줬던 친구들이 있었다. 한 친구의 귀여운 전략 아래 학교를 졸업하기 전, 나몰래 farewell party를 열어줬던 그들이다. 매번 누군가에게만 주다가 태어난 이후로 가장 많은 편지를 받아봤던 날이었는데... 수십개의 편지로 이루어진 한 권의 책과 또 한 권의 책... 그리고 각종 선물들은 내 우편함 중, 가장 커다란 부피를 차지한다. 오랜만에 그 책들을 읽어보니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돌이켜보니, 그때의 난 crazy lovely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천방지축 유쾌발랄 초긍정의 대명사였다. 주위에 사람들이 끊이질 않았고,
심지어 내가 모르는 이들마저 나를 알고 있다는게 신기했다. 사람이 끊이질 않았던 이유는 늘 열려있는 마음이었기 때문이다. 좋은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다가오는 이들에게 더 다가갔다. 지금의 나와는 사뭇 아니 어쩌면 180도 다른 모습일 수 있지만, 어느정도 마음에 벽이 있는 현재가 더 좋은건 나름의 이유가 있다.

물론, 시간이 흐를수록 벽이 커져가는게 다소 웃프지만 마음의 벽이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조차 충분히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벽을 허물기보다 오히려 벽에 낙서를 하고,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내방식대로 벽을 디자인한다. 그렇다고 세상과 단절하고 싶은 벽은 아니다. 거리를 지나가다가 누군가 한번쯤 내 벽을 보고 지나칠수도 혹은 본의 아니게 불편해질 수도 있겠지만 또 한편으론 위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때로는 그 벽을 뛰어넘어 상대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벽을 넘어설줄 아는 탄력과 유연성, 그리고 도약력을 꾸준히 기르는 중이다. 순간 잘못 넘어서 다칠지라도 벽을 허물고 싶진 않다. 다치면 다칠수록 나는 법을 배우면 된다. 누군가를 사랑할수록 벽은 더 높아져가지만 매 하루가 나에 대한 도전이며 매 순간이 당신을 향한 내 진심이다.

그리고, 언젠간 누군가가 있는 힘껏 내 벽을 뛰어넘어 나를 꼭 안아준다면- 오로지 그 영혼만을 위한 비밀의 문을 만들 것이다.

#5.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동시에 결점들까지 사랑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위태로울 정도로 정상범주와는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여김없이 새벽 영어말하기를 하고, 한시간 일찍 출근해서 커피를 사들고 왔다. 밤보다는 아침이 좋은 덕분인지, 어제 너무 울어서 팅팅 부운 눈마저 왜이렇게 예뻐보이는 걸까.

앞으로도 쭉 이런 눈을 갖고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쯤. 동료 직원분들로부터 선물을 받고 말았다. 이제 막 다니기 시작한지 한달 반. 지금까지 받은 쿠폰들만해도 열개는 되는 것 같은데 마카롱세트에 이어, 초콜릿세트 및 젤리 등 주전부리까지 아니 심지어 장문의 편지글까지... 뭐랄까.

이 영혼들이 너무 좋은 나머지 한국을 떠나더라도 평생 이어가고 싶은 인연으로 만들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차단이 일상인 나에겐 새로운 도전이자 희망일 수도 있으니까 스스로를 너무 고립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6.

Feeling much better than yesterday. This is due to my dream. And I realized that I always go about my work cheerfully.
어제보다 나아진 건 꿈 덕분이고, 언제나 즐겁게 내 일을 한다는 걸 깨달았다.

My bestie told me he's never seen anyone go at developing oneself like me.
절친은 자기성장을 나처럼 열심히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I know I've been going after what I want although I couldn't go along with his ideas.
그의 말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내가 원하는 바를 계속해서 추구해 오고있다는 걸 안다.

Anyhow, I got back on the right track, and I will not go back on what I resolved to keep at it.
무쪼록, 다시 돌아왔으니, 견디기로 결심했던 것을 어기지 않을 것이다.

To tell you the truth, I have never really asked myself this question; when does the path I walk on lock around my feet?
솔직히 말해서, 단 한번도 이 질문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다. '이길에 내 발목이 잡힐 땐 언제일까?'

I seriously did that, and finally got an answer,
스스로에게 진지하게 물은채, 마침내 답변을 얻었다.

which will eventually be on top of my game.
내 인생에 최고가 될 답변을 말이다.

 

#7.

It is just as well that my headache is not as bad as yesterday.
첫날보다는 두통이 덜해서 다행이다.

I thought my heart only does beat, but now I can feel the thrill of my arms, too.
두근두근 심장만 뛸줄 알았더니 양 팔에서도 떨림이 느껴진다.

Though I know vaccines carry the risk of adverse effects including sudden death, I've just never imagined it would feel like this.
갑작스런 사망을 포함한 부작용의 위험을 수반한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느낌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I have to go out tomorrow btw. what the hell does my heart say; wanna be attracted to unknown person you've never even met?
내일은 바깥 세상으로 나가야 하는데 대체 내 마음은 뭐라고 말하는 걸까? 한번도 만나 본 적 없는 미지의 사람에게 끌려보고 싶다는 건가?

just wanna approach to someone who can feel my thrill.
단지 내 떨림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상대에게 다가가고 싶다.

What kind of logic is that?
이게 무슨 논리일까?

well, maybe this might be due to the meetings I have tomorrow.
아, 어쩌면 내일 있는 회의들 때문일 수도 있겠다.

Anyhow, that's a load off my mind to change insane ideas into reality.
무쪼록 정신나간 생각을 현실로 바꿀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8.

노른자를 품었던 흰자, 흰자가 전부였던 노른자. 어느날 노른자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너를 안아주고 싶다.' 노른자의 마음이 전해졌던 걸까? 흰자는 갑자기 요동치기 시작했고 노른자 역시 요동치기 시작하더니 결국 흰자를 품게 된 노른자는 뜨끈뜨끈 얼굴이 달아올랐다. 흰자의 몸을 구석구석 탐험한 노른자는 누가봐도 얼굴이 샛노래졌지만, 서로가 서로를 부둥켜 껴안고 있는 그 느낌이 좋아서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
.
.
그저 바라보고 있으니 노른자의 사랑이 너무 예뻐서이 계란말이를 먹어야하나 고민했지만, 결국 나는 그 사랑을 삼켜버렸다.

 

#9.

무언가를 꾸준히 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사소한 일일지라도 하나의 습관으로 형성되기까지 마땅한 시간과 노력이 수반된다. 좋은 습관이던 나쁜 습관이던 누구나 본인만의 습관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사람은 고쳐쓰는 게 아니라고 하지만 내게는 벗어나고 싶은 습관 하나가 있다.

좋은 습관이라고 하기엔 부작용이 따르고 나쁜 습관이라고 하기엔 때로는 그녀석이 필요하다. 꾸준한 자기계발에 있어선 나름 스스로를 칭찬하고 싶은데 유독 관계와 관련된 습관에 있어선 빵점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어버렸는지 이유를 알면서도 여전히 나를 보호하고 싶어서인지 그자리에 머물러 있다. 차라리 회피형처럼 돌아보지도 않고 멀리 떠나면 모를까.

이도저도 아닌 이랬다 저랬다 늘 그자리에서 돌고 도는 소용돌이는 위험한게 분명한데-

어딘가 고장난 것 같으면서도 어제처럼 오늘도 꾸준하게 작동하는 내 모든 신경들이 신기할 따름이다.

#10.

Be honest.
솔직해져봐.

Well, you told yourself that you love your own weaknesses.
너만의 약점들을 사랑한다고 말했지.

But, seriously, are you happy with that?
그래서, 만족하니?

I know you are not
아닌거 다알아.

and I also know it's been eating away at you at some point.
어떤 면에선 너를 갉아먹고 있지.

Doesn't it really hurt?
정말로 아프지 않니?

Yeah, I know this is crazy,
응, 나도 이게 미친 짓인 거 알아,

but I also know I'm a bit mad.
내가 약간 돈 것도 알거든.

And you know what?
그리고 그거 알아?

The thing is, I was born complicated.
분명한 건, 난 날때부터 복잡했어

I've been constantly playing various genres with every single notes that are marvelous, mysterious
and beautiful.
경이로우면서도 신비롭고 아름다운 모든 음들로 끊임없이 다양한 장르들을 연주해왔거든.

Even the worst genre and the saddest tunes were playing troubles, but at the same time, they brought new opportunities
심지어 최악의 장르와 가장 슬픈 곡조들도 사고를 쳐댔지만, 그들은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줬어.

to examine something inside myself
내 안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말이지.

and I've been throwing me tons of questions ever since.
그 이후로 나에게 수도없이 많은 질문들을 던져왔던 거야.

Some of them turned out to be vicious, but mysterious that I'd like to ask another question.
그들 중 몇몇은 사악한 것으로 판명났지만, 불가사의해서 또다른 질문을 묻고싶더라.

That's it.
그게 다야.

That's why I'm writing about my all kinds of shits I love, but more importantly, I have responsibility to love them.
그래서 온갖 약점들을 기록하고 있는 거지. 내가 사랑하는 녀석들이지만 더 중요한 건 내가 사랑해야할 의무가 있으니까.

There's a big difference between knowing something and how to utilize after realizing it.
무언가를 아는 것과 그것을 깨달은 후 어떻게 활용하는 것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어.

So, don't be ashamed. and don't be afraid of yourself.
그러니까 부끄러워하지마. 그리고 스스로를 두려워하지도 마

 

#11.

안팎으로 사랑스런 엄마와 뇌는 섹시한데, 갈수록 너무 귀여워지는 아빠. 두분을 보면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내가 지구별에 태어난 것도 두분의 사랑 덕분인데- 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야말로 이 세상이 아름다워지는 길이 될수도 있다는 생각은 왜 미처 못했을까.

하긴 어렸을적, 그 생각을 하기엔 밟히고 또 밟혔던 새싹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잡초처럼 살아남아 꿋꿋히 자라났지만 여전히 난 성장기에 머물러 있다. 덕분에 내 꿈은 너무 밝아서 눈부신데 덕분에 변태스러울정도로 디테일해서 때론 정형화된 틀에 박힌 기분이 들곤 한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지금 당장 견뎌야 하는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닌데 그 중에 당신도 포함되어 있다. 우리 엄마 아빠처럼 매일매일 목소리도 듣고 싶고 함께 땀흘리며 운동도 하고 싶고 각자의 방에서 자신의 일을 하다가 문득 보고싶을때 몰래 방문을 열어 뒤에서 끌어안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내가 한심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나를 충분히 이해한다.

오로지 꿈을 향한 나만의 시스템에 갇혀 있고 싶진 않은데 혹시라도 또다시 꿈에서 멀어질까봐 당신에게 다가갈 자신이 없다. 새삼스럽지만 나참, 이기적이구나 싶다.(평생 혼자일것 같은 이 기분)

그래도, 혹시아나? 변태같지만 어여쁜 내 세계에 들어오고 싶은 영혼이 생길지. 맑디 맑은 산소를 공급해주는 숲처럼 한번 발들이면 절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때론 슬프지만 또 황홀하고 때론 아프지만 또 생기있는 무한한 산소를 마음껏 불어넣고 싶다.

 

#12.

아빠의 유전자 판박이라서 그런지 뼛솟 깊이 스며드는 미적인 즐거움과 주변 세포들에 하나둘씩 맴도는 오감이 어렸을 적부터 유독 나를 춤추게 했다. 미지로부터 인생은 살 가치가 있다는 걸 알려준 그들은 마음 속에서 우러나온 어여쁜 녀석들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불완전한 예술가지만 물 흐르듯 해야 할 일들을 묵묵히 그린다. 그리고 때로는 위험을 감수하고 그 물을 거슬러 새로운 리듬을 타기도 한다. 두 가지를 동시에 잡지 말라는 법은 없겠지만, 삶에 대한 태도를 기준으로 그려본다면 두 흐름 모두 인간이 가진 욕구에 불과하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고 난 그 녀석들에게 감사하다. 한 번밖에 살 수 없는 불완전한 이 세상에 목적과 뜻이 있는 삶을 그려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또 가끔은 사이코같은 내가 무섭기도 하다. 흠이 없던 적이 없는 내 세계는 덩실덩실 감정의 소용돌이에 제멋대로 춤을 추지만 또 덕분에 모든 욕구를 넘어선 삶에 대한 태도와 자아를 돌이켜 볼 수 있는 시간도 선물했다.

그러나 코드의 세계는 무언가 남달랐다. 오류가 생기면 또다른 오류가 발생하는 무한 버그의 세상이었다. 온갖 근육들을 움직이며 땀을 배출하고 때론 몇시간동안 엉엉 울면서 기도를 하고 문장으로 얽히고 설킨 감정을 내뱉어야만 두려움이 가라앉는 내 세계와는 달리, 코드의 세계는 그럴 겨를 조차 없었다.

오로지 '내가 녀석들을 반드시 잡고야 말겠어' 라는 경고창이 두뇌에 끊임없이 맴돌았다. 직접 스크린 속으로 들어가 엉킨 코드들을 풀어줄 것 만 같은 특유의 집념과 끈기 덕분인지 이틀 동안 밤이 찾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감정의 소용돌이는 찾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어제는 열 두시간동안 코드 앞에 앉아 내가 만든 다섯 명의 사이코패스를 처리했다. 버그들을 잡았을때의 희열은 뭐랄까. 한 멍청이가 사이코패스를 알아보고 도망가지 못하게 꼬옥 안아주며 영혼을 불어넣는 느낌이다.

새롭게 나타날 녀석들과의 추격전에 앞서 다른 페이지들도 만들어야 하는데 아직 미숙한 실력이다보니 더 많은 시간이 할애되는 건
어쩔 수가 없나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속에서 그려지는 예술처럼 불완전하더라도 코드의 세계 역시 언젠가는 어여쁘게 그려낼 수 있지 않을까? 완전히 다른 영역이자 차원이 다른 세계인데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우습기만 하다.

 

#13.

완성된 웹 모바일 버전 오류들과 씨름하다가 결국, 언니의 도움없이 스스로 이슈 해결을 했다. 없는 꼬리를 가볍게 흔들어대며 개같이 멍멍. 짖는 기분이었는데- 문득 늑대들의 무리에서 살아보면 어땠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겉으로는 개같이 보일지라도 더 나은 개가 되고자 부단히 스스로를 단련하지 않았을까-

어쩌면 늑대 무리에서조차 늑대화가 되기보다 오히려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넘고 더 용맹한 개가 되지 않았을까?
멍멍.

 

#14.

어리숙한 모습마저 고스란히 담을 수 있는 새하얀 도화지가 좋았다. 반들반들한 촉감에 거친 선을 자유자재로 그어갈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도화지지만 내 손끝으로 만들어지는 세상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그런데 어느날 그 세상은 멈춰버렸다.

스포이드가 고장난 듯 계속해서 떨어지는 빗물들 때문인지 어느날 그 세상은 거친 선들마저 부드러운 형태로 물들었다. 반들반들했던 새하얀 도화지는 오묘한 얼룩들로 더럽혀지고 일부는 찢겨나간 흔적마저 있었지만 나는 그 세상을 버릴 수가 없었다. 그 순간, 그 자리에 살아있는 도화지들이 모이고 모여서 낡고 바랜 종이뭉치가 되었지만 나는 여전히 그 세상을 간직하고 있다.

 

#15.

일찍 눈을 감으려고 노력하지만 고비가 되어버린 열시에서 열두시 사이. 하루 일과를 마친 뿌듯함은 잠시 고삐가 풀려버린 열시에서 열두시 사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환상 속에 눈은 촉촉해지고 낯은 붉어진다.

두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일분이라도, 한문장이라도 좋으니 목소리가 듣고싶은 욕구마저 침묵 속으로 묻어둘뿐, 마음의 고삐를 묶어두지만 여전히 고비는 고비일뿐.

어제는 어떻게 고비를 넘겼는지 깨어보니 새벽 두시다. 칠흙같던 하늘이 불과 네시간 후 영롱한 별들로 밝혀진 세상이 되었다. 네시간 전 침묵이 거리에 앉았는지 정적어린 이순간이 기적처럼 다가와서 정처없이 덩실덩실 춤이나 추고싶다.

 

#16.

밤하늘에 떨어지는 별똥별을 보면, 1초도 되지 않는 반짝임에도 불구 사람들은 소원을 빌기 시작한다. 별똥별을 떨어뜨리게 한 지구의 중력보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유성의 자극이 더 커다랗게 와닿는건 감정 때문일 수 있다.

오묘하고도 어여쁜 감정..
.
.
.

나를 꿈틀게 하는 모든 순간들 덕분에 자아실현 욕구가 점점 더 커켜가곤 했지만, 그 순간들의 반 이상이 어쩌면 내가 만들어낸 자극일 수 있다는 것이다.

별똥별은 어땠을까.

예기치 못했던 자극.
어쩌면 알면서도 두려웠던 자극.

아니 어쩌면 이왕 떨어지는거 온힘을 다해 빛났을 수도..

 

#17.

누구에게나 육체와 정신을 움직이게 하는 것들이 있지 않을까. 목록들을 하나둘씩 적자니 수도없이 나와서 웃음부터 나오지만 그중에서도 꾸준히 매일매일 나를 진동시키는 아이들이 있다.

마치 습관마냥 되어버렸지만, 단순히 나를 위해서만이 아닌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의 일부가 타인에게도 도움이 되고 싶다는 감정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또 재밌는건, 이런 감정조차 마치 자기 존재의 증명처럼 이기적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그 느낌이 단순히 나를 위해서만은 아니다.

뭐랄까. 친한 친구들 뿐만이 아닌, 어쩌다 우연히 마주친 사람들마저 어떠한 방식으로든 나의 촉매제가 되곤 한다. 역시나 내게는 뻔하게도 모든 요소들의 꼭짓점이 꿈이지만, 진정한 행복의 문은 내 스스로가 아닌 서로가 함께 할때 비로소 열린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이름처럼 나를 열심히 그리고 있지만 언젠간 나도 마음껏 사랑하며 살아가고 싶으니까.

 

#18.

이게 업무인가 내 작업인가 싶을 정도로 회사 일이 재밌어서 큰일났다.

점심이후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 행복해서그만 덩실덩실 춤을추었고 일하는 와중에도 혼잣말이 연속으로 팡팡터지며 룰루랄라 동물친구들과 나만의 세상이었다. 퇴근이후엔 구름다리 위로 올라가 밤하늘을 물끄러니 바라보았고, 내가 만든 동물친구들이 하늘위에 동동 떠다니는 모습을 그려보는데 어쩜 그리 사랑스러우면서도 고혹적인지... 입가에 미소가 끊이질 않았다.

내 이름으로 전세계에 출시되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더 애착이 가는 건 사실이나, 이 프로젝트로 인해서 변태스러울정도로 철저하게 계획했던 내 목표들이 변동될 수도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처음엔 IT회사에 콘텐츠디자이너로 입사해서 개발에 관심이 생겼고- 추후 BCIT를 가고 싶어했지만, 제조업에 브랜딩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현재. 매하루가 즐거운 나는 역시나 디자인이 천직인가 싶다.

특히, 브랜딩과 그림그리는 일이 이렇게까지 행복한 일인 줄은 몰랐다.

평소에 영어만 꾸준히 해서 내 취미는 영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매일매일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니- 못그린다고 생각했던 내 드로잉 실력이 날이갈수록 더 애착이 갔고, 나만의 색깔을 스스로도 느낄 수가 있는 순간들이 짜릿했다. 특히, 스토리를 기획하고 그것을 디자인으로 풀어내는 과정 하나하나가 마치 꿈에 그리던 소울메이트를 만난 것 같았다. 안고 싶을 땐 꼭 껴안고, 입맞추고 싶을 땐 마음껏 키스하고, 당신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서로가 두터운 신뢰를 갖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미래를 함께 그려나가기까지 하니... 그야말로 내가 추구하는 인생 가치와도 닮아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꼭 BCIT가 아니더라도 이전에 합격했던 OCAD, Emily Carr, 혹은 Humber 대학에서 같은 전공을 듣는게 어쩌면 나에게 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현재도 개인 브랜딩은 계속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웹사이트도 완성지을 목표는 여전히 변함없지만- 같은 전공으로 가게된다면, 공부 기간동안 오히려 개인 브랜딩이 더 튼튼해지지 않을까?

더불어, 내가 하고싶었던 예술과 디자인을 접목시킨 작업들을 꾸준히 그려나갈 생각에 너무 행복한 나머지 일기에 기록하고 싶었다. 내일은 출근하지 않고 이틀간 집에서 브랜딩 마케팅 관련 온라인 교육을 받는데- 결국 회사일을 집까지 들고 온 내가 여전히 웃기지만(: 이렇게 바쁜 것도 복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잊혀지지 않는 형상 때문에 매번 밤마다 하염없이 울기만 했던 나로선, 이제는 웃으면서 잘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올해들어 가장 놀랄만한 사건이다.( 아직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

 

#19.

I am possessed of exceptional powers of concentration when it comes to every single detail of dream.
전 꿈의 모든 디테일에 관해서라면 비범한 집중력을 갖고 있습니다

I know my power might be messy cuz of emotion which is abhorrent from time to time,
때로는 혐오스러운 감정때문에 그 힘이 엉망일 수도 있다는 거 압니다

but I also know the mess will become the magic to turn into my message
하지만 그 혼란이 마법이 될 거라는 것도 압니다. 제 메세지로 변신하기 위해서죠

cuz I will expand my heart out to the world.
있는 힘껏 세상을 향해 제 진심을 다할테니까요

 

#20.

얼마만의 꿀 휴가인지 한국의 설날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거나 오랜만에 바깥 나들이를 갈 수도 있겠지만 나홀로 있는 이 시간이 위로가 된다.

인간의 뇌는 보통 긴장이 풀릴 때 더 왕성한 창의력을 발휘한다고 한다.

음.. 동시에 약점이 될 수도 있지만, 내게 가장 큰 무기는 꾸준함이다. 반복적으로 생각을 정리하면 깨뜨리기 쉽지 않은 부정적인 정서마저 내멋대로 조탁할 수가 있다. 바깥세상에서의 내 모습이 싫어질 때,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어가고 싶을 때, 내면과 대화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자기만의 세계에 깊이 빠져 독불장군이 되고 싶은 마음은 아니다.

그저 뭐랄까.

내가 하고싶은 일을 꾸준히 할 때 비로소 정신세계가 클린해진다. 감사하게도 황금같은 시간이 주어졌으니- 아이디어를 배양할 시간을 할애할겸 이번 연휴동안 심볼 스케치를 해야지(:

인간은 시각적 동물이다. 눈에 보이는 것으로 상대를 판단한다. 특히나 시각언어에 민감한 나를 보면 다른 사람이 캐치하지 못하는 1px의 오류조차 용납하지 못한다. 여기서 디자이너와 개발자의 극명한 차이점이 떠오르지만.. 그 거리를 해소하고 싶어서 직접 개발을 배우기도 했다. 전문가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제대로 배우고 싶어서 뜬금없이 공대를 지원했다. 나는 그렇다.

스스로 타협하지 못하거나 받아들일 수 없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거나 구원해줄 방책을 열심히도 찾는다. 그런데 이건 어디까지나 나 혼자일 경우에 해당된다. 감사하게도 현대 사회는 잠재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무한한 자원과 다양한 기술이 발달되어 있다. 명확한 목적이 있고 실천할 수 있는 힘이 있는 한, 해결할 수 있는 방안들에 노출되어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오랜만에 아무런 방해요소없이 그 녀석들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내 작업에 집중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적당한 5일. 하나의 생명을 만든다 생각하고 열심히 스케치해봐야지(: 하나에만 꽂히지 않고, 최대한 많이 그려내서 더 좋은 아이디어를 얻고싶다. 무쪼록 꿈과 다이렉트로 연결된 사고들을 할 수 있는 오늘. 유독 우주와 하나가 된 기분이 든다.

 

#21.

가슴이 미어터질 것 같을 때 온몸으로 나를 안아주는 사람이 있었다. 쌩쌩 냉랭한 바람이 불어도 내겐 그 바람조차 따뜻했던 존재였다. 어차피 떠날 사람이라는 걸 알면서도 우리 둘은 평생 묶여진 운명적인 인연이라 믿었다.

적어도 나는 말이다.

어이없는 독화살 하나에 모든 것이 꼬여버렸고, 조심스럽게 꺼냈던 진심어린 말은 와전되어 다시 독화살로 날아왔다. 치명적이었던 그 독을 한 방울도 채 남김없이 빡빡 씻어낸 줄 알았거늘, 불행인지 다행인지 독에는 독이었다.

나를 포함한 그 누구도 모르게 당신의 독을 품어버린 채 나는 스스로 나의 독을 퍼붓기 시작했다.

최근에서야,
'아. 내성이 생겨버렸구나.'
가 첫마디였으며,

'어떡하지.'
가 그 다음 마디였지만,

'괜찮을거야.'
가 끝마디였다.

영원히 치유할 수 없고 영원히 잊혀질 수 없겠으나 언젠간 다가올 또다른 독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이 생긴 나는 영롱히 빛이 나면 되는 거다.

 

 

#22.

I love my problems. This is because they are the backbones that make me desire to challenge.
난 내 문제들을 사랑한다. 그들이야말로 내가 도전하길 갈망하는 중추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Today.

꺄! 나란인간이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비록, 콜록콜록 몸살이 났지만 오늘도 주어진 생명- 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

 

[ Sun, 28th Aug 2022 ]

My life? That is an ongoing(:
How do I spend the rest of my days?

You name it.
Study, Design, Write a diary,
Workout, Travel, Explore,,, even
I have 100 Dreams every year.

100 Wishes in 2022
.
.
.

but there's a hole in my life,
and I need to fill it.

So I dare say, above all,
I love you to pieces.

I don't say it out of habit.
I say it to remind you that
you're the best thing 
that ever happened to me.

I love you for all that you are,
all that you have been
and all that you're yet to be.

And I want you dare feel
I am irreplaceable, irresistible,
and you absolutely adore me.

to. my future soulm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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