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pty & Filled up : 밴쿠버 퀴어영화제 Vancouver Queer Film Festival / The Library Square Pub
문득문득 찾아오는 공허함을 달래면서 하루일정을 모두 소화한 나를 칭찬해주고 싶다. 보통은 바쁜 하루의 끝자락에 허함이 밀려오곤 했었는데 어느순간 일상이 되어버렸다. 덕분에 이제는 그 리듬조차 몸이 안다. 한때는 몸 속의 구조를 파헤치고 싶을 정도로 왜 이런 감정을 느낄까 스스로를 이해할 수 없었다. 다만, 제아무리 상처가 깊더라도 그것마저 현재의 나를 있게해준 고마운 녀석이라 여겼다. 아니 반복적으로 주문을 외웠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한번도 티를 낸적이 없었는데.. 내가 다소 힘들어보였는지 로버트에게 연락이 왔다. 괜찮냐며 식료품 꾸러기를 선물로 주신 할아버지. 제아무리 뒤엉킨 시스템을 갖고 있는 내 영혼을 탓하던 내가 사람들로부터 정을 느끼고 감동을 받는 건 축복이지 않을까.
나도 받고만 있을 순 없으니.. 조만간 로버트를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해야겠다(:
국경을 초월한 내사람 유미이..❤︎ 공허함을 채워주는 소소한 대화들마저 큰 힘이 되어준다(: (ps. 나같이 크면 상당히 드라마틱할터인데.....)
유미로부터 충전만땅이 된 이후, 며칠만에 바깥세상에 출몰했다.
에밀리카 졸업생 선배들을 무려 3분이나 뵈었다죠!(: 95년생 졸업생부터 시작해서, 작년~ 그리고 올해 졸업생까지.. 디스코드 에밀리카 그룹을 통해 알게된 분들인데 신기하면서도 영광이었다..❤︎
밴쿠버퀴어영화제에 입장하기 전, 영화주인공(Oliv)의 아우라에 한번더 심쿵.
어제날짜로 8월 11일. 오프닝 갈라가 열렸고, 퀴어영화제는 8월 21까지 계속된다.
내가 본 영화는, 앞서 잠깐 마주쳤던 Oliv Howe 주연의 The Empress of Vancouver다. 직접 수선해서 멋진 옷을 차려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부터 시작해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기죽지 않고 당당한 그녀의 모습이 멋있었다. 그리고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갈채에 다소 놀라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그림이기 때문이었을까. 아니 어쩌면 내 과거가 오버랩된 탓일 수도 있겠거니 싶었다. 다시는 그 이름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기로 다짐했거늘, 다행히 이곳에 온 이후로 그 누구에게도 얘기한 적은 없다. 다만 관련된 질문을 받았을 때, 침묵을 지키려고 했던 스스로가 조금은 부끄러웠다. 아니, 부끄러움보다도 마음이 아팠다. 솔직히 성정체성에 대해 많이 안다고 말할 순 없지만, 적어도 그것이 나란 사람을 정의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내 영혼이면 모를까.
영화가 끝나고 난 뒤, 근처 The Library Square Pub으로 향했다.
저번주에 같이 밤을 샜던 친구, Lucy에게 끄적이고 싶었던 것 뿐인데... 바에서 술과함께 편지를 쓰는 건 또 처음이다(:
ps. 칵테일 1, 데킬라 1, 맥주 1 까지 마셨음에도 취하지 않은 나를 칭찬한다하하. 다만, 밴쿠버에 온 뒤로 1주일에 한번씩은 술을 마시게 되는 것 같은데... 이제 술은 그만 마셔야지(: 확실히, 마시고 나면 기분이 업되는 건 있다. 게다가, 술을 마신 사람들이 평소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꺼내게 되는 이유도 이제는 알것 같다. 하지만, 알코올에 의존하고 싶지 않다. 술 없이도 행복할 수 있고 이미 위험할,, 아니 투명할 정도로 솔직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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