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통틀어 서너시간 수면을 취했더니 상태가 영 말이 아니다. 그럼에도 해야할 일을 실천하고자 하는 이 시스템.. 고질적인 병이 되어버린듯 하다. 솔직히 그냥 침대에 뻗어야 할 것 같은데, 토요일날 느꼈던 녀석들을 기록하고 싶다고 심장이 나댄다. 

 

 

 

차이나타운에 위치한 프로파간다 커피. 버스타고 다운타운 갈때마다 보게되었던 카페인데, 언젠가 한번쯤 들러보고 싶었다.

 

노트북 충전할 곳 : X
와이파이 : X

 

 

노트북 작업을 하기에 적합한 카페는 아니인 것 같았지만, 일기를 쓰거나 손편지를 작성하기엔 최적의 장소이지 않을까.

 

아이스 바닐라 라떼(메뉴엔 없었지만, 직원분께서 별도로 만들어주셨다지)를 주문한 후- 

 

 

가방 속에서 꾸러기들을 차례대로 꺼내어보았다. 솔직히 집에서 작성해도 되는건데, 계속 방에서만 작업하다보니 바깥풍경이 그리웠나보다. 브라이언과 쇼헤이를 위해서 한자한자 적어가던 와중. 몰입될수록 보조개는 깊숙히 파고들어갔다지. 

 

혼자 계속 웃고 있던 내가 신기하셨는지 몰라도 옆에 앉아계셨던 외국인이 자꾸 바라보셨다. 그러더니, 하시는 말씀. 이 광경 자체가 신기하시단다. 손편지를 쓰는 사람을 올해들어 처음 봤다고 언급하셨던 그분은 '차라리, 타자로 치는게 빠르지 않나요?'라고 여쭤보셨다. 

 

Technically 맞는 말씀이긴 하다. 그렇지만, 한자한자 내 손으로 직접 적어나가는게 좋은걸 어떡해. 뭐랄까.. 타자처럼 곧은 글씨는 아니지만, 진심을 글자에 눌러담는 표현이 짜릿하다. 

 

 

두 영혼들을 위한 편지이지만, 솔직히 까놓고 말하자. 이렇게 편지를 작성하면서 정작 설렜던 사람은 나다. 타이트한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코드의 세계에 빠져있던 내가 드디어 양지바른 곳에 나온 기분이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챙김을 받는 다는 게 익숙하지 않은 내게, 천천히 스며들었던 사람들. 고마운 점이 많아서 그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었을 뿐인데, 되려 혼자 설레고 있는 내가 너무 웃겼다. 그래서 자꾸만 피식피식 웃음이 나왔나 보다.

 

 

얼마나 예뻤으면 자꾸 사진을 찍어댈까. 

 

 

친구들을 만나러 가기전, 짐을 두러 집으로 돌아가고 있던 와중. 브라이언의 메세지에 박장대소했다는 건 안비밀. 

 

 

그리고 동시에 발견한 달님.

 

 

레벨에 가기전, 쇼헤이를 만나러 가는길.

 

 

The Cambie Bar & Grill에서 일하고 있는 쇼헤이를 만날 수 있었다(: 나보다 다섯살이나 어린데... 첫인상부터 인생선배 느낌이 물씬 들었다지. 안지 몇 일 되지 않았지만 성숙미는 물론- 심지어 애교도 많아서 참. 귀여운 영혼이다ㅎㅎ.

 

브라이언까지 합세 후, 레벨에 가기전 잠시 가볍게 술 한잔을 걸쳤다. (우와... 내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다니.. 가볍게라니.. 아하하하하하ㅏㅏㅏ 솔직히 저.. 아직까지도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무쪼록, 이 두 영혼에게 편지를 전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죠❤︎ (+ 힘들때 나보고 힘내라고 내 사진까지 더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의 두번째 클럽이라니...★ 

 

Photographed by Lucy

취하지 않고 마시는 법도 뭐랄까. 이제는 몸이 아는 것 같았다(:

 

 

화려한 조명아래 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을 췄다죠. 무언가에 열중하는 것처럼 춤에도 진심인 나란 영혼.

 

 

그와중에 작업욕구가 샘솟기 시작했다. 백그라운드에 펼쳐지는 모션들 덕분이다.

 

 

어머나, 레벨 바로 건너편에 BCIT 캠퍼스가 있었다.

 

 

세상에, 클럽 앞에 학교라니. (어디선가 익숙한 그림...)

 

 

ps. 괜시리 반갑기도 하다(:

 

 

어머나세상에마상에-

살면서 이런 우버택...시(?)는 처음 타봅니다요.

 

 

안녕 나무야, 만나서 반가웠어!(: 다음생엔 너랑 동족으로 태어날거야.

 

 

우오와아 브라이언 집에 이런것도 있다니 놀랍습니다. 제가 이런것도 맛보았습니다 하나님. 무슨 새 이름이었는데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맛은 달달했습니다(: 

 

Photographed by Lucy

 

하나의 악기같았던 저 오브젝트들...★ 태어나서 처음 마주하는 광경인지라 제 눈은 휘둥그레해졌다죠. 세상엔 참 신기한게 많은 것 같습니다.

 

Photographed by Lucy

새벽세시에 퇴근 한 쇼헤이까지 중간에 합류해서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다가 어느새 새벽 다섯시가 되었다죠. 평소 대지 않는 피자도 먹어보고... 이것은 정말이지 적어도 제게만큼은 놀라운 밤이었습니다. 

 

다채로운 경험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이제까지 내가 겪었던 경험들은 흔치 않았던 거다. (아하하오늘은 그만울기) 이 친구들 비롯해 다양한 영혼들을 만나고 조금씩 사람들의 생활을 탐험하기 시작하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정말 계속해서 와우. 와우. 연속 와우였으니..★) 내 자신이 신기했기 때문이다. 

 

특히, 어젯 밤부터 오늘아침까지 몸소 체험했던 모든 순간들 덕분에 멜꼬맹이가 된 기분이 들었다죠. 몇시간전 잠깐 엄마와 통화를 했는데, 엄마 왈. 나는 정말 공부만 했다고 한다. 알면서도 왜이렇게 웃픈 것일까. 회사를 다녔어도 밖으로 나돌지 않고 계속해서 고립된 상태를 만들었던 내가 조금은 걱정되었다는 엄마. 아하하하.

 

무쪼록...  왜 인간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술을 마시는지,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깨달을 수 있었던 시간.

 

학기가 시작하면 당연히 클럽을 갈 일도 없겠으나- 삶을 마감하기 전, 색다른 맛을 보게되어 영광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영혼들과 함께해서 감사했던 토요일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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