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IT 내에서도 인기 있는 학과들이 있는데, 내가 지원한 New Media Design and Web Development 전공 역시 그 중 하나다. 처음엔  Digital Design and Development 전공을 선택할까 고민했으나, 디자인쪽에 더 치우쳐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알고난 뒤로, 전자를 택했다. 아무래도 디자인 학사를 졸업했으니 1학년으로 돌아가 디자인에 대해서 배우는것 보다 새로운 기술들을 습득하는 것이 훨씬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개발 성향이 짙은 New Media Design and Web Development 전공을 졸업하면 프론트엔드 개발자로도 나아갈 수 있다는 점 역시 커다란 메리트로 작용했다. 물론, 개발자를 평생직업으로 삼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으나- IT에 대한 지식을 겸비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개발언어 및 도구를 전문적으로 다루고 싶었다. 디자이너가 천직인 것을 알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IT기술과도 친숙해지면 풀스택 디자이너로서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폭넓은 관점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과 개발자, 기획자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에도 빛을 발하는 순간들이 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출처: BCIT

BCIT 뉴미디어 웹개발 학과를 졸업하면, 다음과 같은 커리어를 쌓게 될 수 있다는 내용이 학교 공식사이트에 게재되어 있다. 경영수업과 인턴쉽도 포함되어 있는 전공답게 도전할 수 있는 분야들이 다양한 편이다. 나는 앞서 언급했듯, 디자인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고 싶지만- 수년간 쌓아온 역량과 경험들을 개발 분야에 접목시킴으로써 색다른 경험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95년생이지만 도전에 늦은 나이는 결코 없으니까(:

 

그리고, 2021년 10월 1일 오전 00시(캐나다시각 기준). BCIT New Media and Web Development 학과에 지원한지 1주도 채 되지 않아, 10월 5일 결과 소식을 받게 되었다. 

 

성적도 우수한 편이었고, 심지어 필수가 아닌 포트폴리오 역시 별도로 문의를 넣어 전달드렸으나- 내가 받은 결과지는 대기 3번이었다. 국제학생은 5명이 제한이라는 점이 컸겠지만, 이 다섯명 중 일부는 2022년도 9월학기가 시작하기 전, 사전 영어프로그램(아이엘츠 점수대신)을 신청했기 때문에 미리 자리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한다. 돈이 성적을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느낀 사례였기에 씁쓸했으나(물론, 사전 영어프로그램에서도 교육을 받고 시험을 봐서 통과해야만 입학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이미 자리가 확보된다는 건 사실이니까.) 이와 같은 시스템은 다소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 

 

무쪼록, BCIT 대기가 풀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다른 선택지가 무려 세 곳이나 있기 때문에 낙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한 곳은 합격했고 나머지 두 곳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와중. 혹시라도 막판에(심지어 9월학기가 시작되기 1주 전에), 갑자기 추합 소식이 들려온다면?

 

이 생각이 들자마자, 두뇌 세포들이 토론을 하기 시작한다.

 

[세포 A]

험버와 오캐드는 토론토에 위치해있고, 에밀리카와 BCIT는 밴쿠버잖아. 만약에 토론토에 있는 학교에 등록을 해서 이미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서 집도 구하고 학기 준비도 마친 상태야.

 

그런데 BCIT에서 학기가 시작하기 1주 전에 합격되었다고 해서, 계약한 집도 취소하고- 학교 등록금도 환불신청하고- 열심히 푼 짐들 하나하나 다시 싸서 비행기표 끊고- 갑자기 밴쿠버로 날아간다고?? 그러면 거기서 머무를 곳은? 당장 학기 시작할 텐데 구할 수 있겠어?

 

[세포 B]

만약에 밴쿠버에 있는 학교에 등록을 미리 했을 수도 있잖아. 그러니까 에밀리카겠지. 동일한 BC주니까 비행 걱정은 없겠네.

 

심지어, BCIT New Media and Web Development 전공은 밴쿠버 다운타운 캠퍼스에 위치하고 에밀리카 역시 다운타운에 있으니까- 이사 걱정도 없어. 그저 학교 등록금 환불신청과 새로 등록하는 절차만 밟으면 되니까(:

 

[세포 C]

A랑 B 너네 의견 잘 들었어. 그런데 결국, 너희들은 우리 주인의 1순위가 BCIT라고 생각하는거네? 솔직히 난 잘 모르겠어. 아직 오캐드랑 에밀리카 결과가 나오지 않았잖아. 물론, 두 학교는 3학년 편입이라서 하늘에 별따기만큼 합격하긴 어렵겠지만(3학년 편입합격 전례X), 혹시 알어? 기적이 일어나서 둘 중 하나라도 합격할지.

 

만약, 에밀리카에 합격했다면- 추후 BCIT에 합격하더라도 난 에밀리카에 한 표 던질래(: 디자인 전공이지만 캐나다 미대에서 명문대로 손꼽힐 정도로 명성도 좋고, 무엇보다 수업 시스템 역시 주인이랑 찰떡이라고 생각해. 날씨는 말할 것도 없이 위치마저 좋잖아. 영주권을 받고 정착하고 싶은 곳도 토론토가 아닌 밴쿠버고, 평생 직업으로 삼고 싶은 것 역시 디자이너니까.

비록 동일한 전공에 편입이더라도 홍대에서 배운 과정과 에밀리카 3-4학년 커리큘럼이 완전히 같지도 않지. 오히려 언어가 다르다는 면에서, 배울점도 많을 거고~ 캐나다 디자인 산업에 대한 견문과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는 것 역시 공대 못지 않게 매력적인 도전이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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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적고나니 웃음이 난다. 무쪼록 어떤 결과가 되었던 최선을 다했다는 점에 의의를 두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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