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조세 보이는 뉴욕증시, 실적과 관세 협상 그리고 금리정책이 만든 복합 구도
이번 주 마지막 거래일인 4월 17일, 미국 뉴욕 증시는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혼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의 시선은 미국과 주요 교역국 간의 관세 협상 진행 상황과 본격화된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에 집중되고 있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투자자들은 다양한 변수에 따른 향후 시장 흐름을 가늠하고 있다. 투자 심리는 복합적이다. 실적 발표와 정책 리스크가 교차하는 가운데, 증시는 여전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487포인트 넘게 하락하면서 3만9천선을 간신히 유지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소폭 하락세, S&P500지수는 소폭 상승하며 혼조세를 나타냈다. 종목별로는 실적 이슈에 따라 주가의 방향이 크게 갈렸다. 유나이티드헬스는 실망스러운 1분기 실적과 연간 가이던스 하향 발표로 무려 23% 넘게 급락했으며, 이는 보험 업종 전반의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반면 일라이 릴리는 비만 치료제 임상시험에서 성공 소식을 전하면서 13% 이상 급등하며 제약 섹터의 상승을 견인했다.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 TSMC도 1분기 호실적 덕분에 1% 가까이 상승했다. 그러나 반도체 업계의 대표주자인 엔비디아는 상황이 달랐다. 미국 상무부가 자사의 H20 반도체를 중국으로 수출할 때 별도 허가를 요구하기 시작하면서, 주가는 3.5% 넘게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중국 수출을 위한 조정 모델이었던 H20 제품마저 수출 제한 대상이 되자, 55억 달러에 달하는 매출 손실을 예고했다.
시장 분위기를 무겁게 만드는 또 하나의 변수는 연준의 통화정책이다. 전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시카고 이코노믹 클럽 연설을 통해 물가와 성장의 균형 문제를 강조하며, 금리 인하 기대감을 크게 낮췄다. 그는 관세 인상으로 인해 경제 성장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수 있으며,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연준의 이중 책무가 충돌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발언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파월 풋’에 대한 기대를 꺾는 결과로 이어졌다. 유동성 공급이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명확히 부인하지는 않았지만, 신중한 태도를 강조하며 단기적 부양책 기대감을 진정시켰다.
그에 반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강하게 반발하며 Fed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파월 의장의 정책 방향을 ‘엉망진창’이라고 평가하며, 즉각적인 금리 인하와 파월 해임을 요구했다. 이 같은 정치적 압박이 통화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이지만,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시장 내에 존재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현재 약 59%로 추산된다. 이는 전날 대비 소폭 낮아진 수치지만, 여전히 다수 투자자들이 금리 완화를 예상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며 미국과는 다른 노선을 택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을 가져오고 있다는 점을 유럽에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경기 둔화를 선제적으로 방어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되며, 글로벌 시장의 통화정책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 고용지표는 여전히 탄탄하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5000건으로, 시장 전망치보다 낮고 두 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기업들이 여전히 고용을 유지하고 있으며, 경기 하강 신호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시장은 관세 정책이 고용 시장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줄지를 계속 주시하고 있다. 특히 구조조정, 공급망 이동, 수출입 변화 등 실물 경제 전반에 걸친 여파를 감안할 때, 고용 지표 역시 향후 몇 달간 주요 지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미 국채 시장도 조심스러운 흐름을 보이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29%로 소폭 상승했고,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3.76%로 소폭 하락했다. 이는 장기와 단기 금리의 차이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경기 둔화 우려와 정책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종합적으로 보면, 현재 뉴욕 증시는 복합적인 요인들에 의해 방향성을 탐색 중이다. 관세 정책, 기업 실적, 통화 정책, 고용 지표까지 주요 변수가 한꺼번에 작용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이들 요소가 만들어낼 조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장은 불안정하지만, 변화의 가능성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는 움직임은 분명 존재한다. 혼란 속에서도 핵심은 ‘방향성’이며, 그 방향은 결국 정책 결정자와 기업들의 대응 전략 속에서 명확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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